시승기

[시승기] 14시간 운전하고 느낀 미니 쿠퍼의 장단점

3,425 2019.06.2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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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귀향길에는 고속버스 타는 게 합리적입니다. 도로에 갇혀 있다 보면 버스전용차선 타고 내달리는 차가 무척 부럽거든요. 그런데 한번쯤 직접 운전해서 고향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자동차는 이동수단을 넘어서 친구나 동료 같은 존재니까. 이번 설날이 그랬습니다. 필자가 얼마 전 들인 미니 쿠퍼와 함께하고 싶었어요. 이것이 이번 콘텐츠 탄생 배경입니다. 연휴 동안 총 700km, 14시간 운전하며 느낀 미니 쿠퍼의 장단점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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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맞먹는 연비★★★★★
미니 쿠퍼 D(F56)를 탑니다. 3기통짜리 1.5L 디젤 모델입니다. 이 차의 장점은 연비입니다. 경유 값도 저렴해 한 달에 10만 원 넣으면 충분합니다. 이번에 상경할 때 기록한 연비는 트립컴퓨터 상 22.6km/L. 기름값을 따지면 2만 원 쓴 셈입니다. 옆자리에 사람 한 명 태웠고 심지어 고속도로 통행료도 무료였으니 버스보다 돈 아낀 거죠. 도착하고 확인해보니 기름 게이지는 총 8칸 중에서 딱 2칸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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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넉넉한 실내공간 ★★★★☆
평소 사람 태울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제 차의 도어는 세 개로 충분합니다. 대신 트렁크는 넓길 바랐습니다. 고향 다녀오면 짐이 한 가득이거든요. 이 관점에서 미니 쿠퍼는 합격입니다. 의외로 트렁크가 여유롭습니다. 뒷자리 시트를 접지 않아도 작은 캐리어 하나쯤은 거뜬히 들어갑니다. 트렁크 아래에 수납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유용하죠. 짐이 많다면 폴딩하면 됩니다. 40인치 대형 캐리어도 두 개까지 실을 수 있어요. 다만 이건 혼자 탈 때에만 해당하는 장점입니다. 짐을 정말 많이 실을 때에는 조수석 시트를 뒤로 젖히지 못한다는 게 치명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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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은 빠른데 최고속도가··· ★★★☆☆
미니 쿠퍼를 들이기 전에 가솔린 모델도 충분히 시승해봤습니다. 시끄럽더라도 디젤이 더 끌리더군요. 오히려 가솔린 모델보다 가속감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동안 시내에서만 운전해왔기에 출력 달린다는 걸 못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번 고속도로 주행에서 1.5L 디젤 엔진의 한계가 다가왔습니다. 시속 110km까지는 무난하게 달립니다. 빠른 건 아니지만 느리다고 말하기는 조금 애매한 정도.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추월할 때 속도가 생각처럼 오르지 않아 답답합니다. ‘차가 무슨 문제가 있나?’ 싶을 정도였어요. 미니 쿠퍼 D의 연비가 좋은 건 어쩌면 이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차선에서 정속으로 주행하는 편이 차라리 나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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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까지 전해지는 고카트 필링 ★★☆☆☆
미니 쿠퍼는 운전이 즐겁습니다. ‘미니’하면 ‘고카트 필링’이 떠오르잖아요. 물론 과거 모델들에 비하면 부드러운 축에 들지만 나름대로 직관적인 운동성이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조수석에서는 반대로 느끼는 듯합니다. 동승한 친구에 따르면 쿵쾅거려 머리 아플 지경이라고. 사실 하체가 단단하고 차체가 짤막해 노면 충격에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긴 합니다. 운전석에서는 이걸 ‘스포티하다’라고 생각하는데 조수석에서는 ‘불편하다’라고 여기는 듯. 시트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놨습니다. 필자는 ‘두툼한 볼스터가 몸을 지탱해준다는 느낌이 든다’고 주장했지만 도리어 ‘갑갑하다’고 반박하더군요. 확실한 건 두 명 모두 편하게 탈 수 있는 차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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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문제는 정체구간에서 ★☆☆☆☆
여기까지는 이해할 만합니다. 주로 혼자 이용하고 고속도로 주행도 필자에게는 드문 일이니 괜찮아요. 그런데 이번에 눈엣가시 같은 단점을 발견했습니다. 정체구간에서 주행성이 묘하게 뻑뻑해집니다. 예를 들어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구간에서는 발 끝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합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조금이라도 깊게 밟으면 급정거하기 십상입니다. 정차 후 출발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내주행만 할 때에는 몰랐는데 7시간씩 운전하니 스트레스 받더군요. 연비 우선시하는 ‘그린모드’로 설정하면 그나마 부드럽게 출발합니다. 미니 오너들이 코딩 작업까지 서슴지 않으며 그린모드 선호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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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간동안 함께한 미니 쿠퍼 D. 소소한 단점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만족’입니다. 예쁘장한 생김새, 적당한 운동성, 연비까지 데일리카로서 합격이에요. 엔카매거진 편집장은 미니를 두고 ‘마음이 끌려 사는 자동차’라고 평가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미니 산 걸 후회하지 않아요. 대신 만족감이 오래 이어질 수 있도록 명절 운전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출처 - 엔카매거진 이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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