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잘 길들여진 야생마 지프 '그랜드 체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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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랜드 체로키’는 1992년 첫선을 보인 이후 전 세계 누적 판매량 600만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프 ‘랭글러’가 오프로드 감성에 충실하다면 그랜드 체로키는 오프로드 성능에 편안한 온로드 주행, 연비 효율성과 다양한 안전·편의 장치를 갖춰 가족 여행이나 레저에 적합하다.
지난 22~23일 서울 강북 도심과 경기 양평을 오가며 1박 2일간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X 3.6 모델을 타고 도심도로와 고속도로, 지방도로 약 250㎞를 달렸다.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X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에 외관을 감싸고 있는 검은색 색상은 야생마를 떠올리게 했다.
리미티드-X에 올라타 1시간 동안 도심과 고속도로를 달리며 든 느낌은 잘 길든 야생마였다. 근육질 몸매에도 날렵한 주행성능을 뽐냈다. 도심을 벗어나 서울춘천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넉넉한 배기량에서 오는 여유로움이 더해져 운전의 재미가 쏠쏠했다. 큰 덩치에도 감속 페달을 밟자 즉각 반응해 운전에 자신감을 줬다.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X 3.6 모델은 8단 자동변속기를 지원하는 V6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35.4㎏·m의 성능을 발휘한다. FCA(피아트크라이슬러)코리아는 지난 3월 초 검은색 10대, 흰색 10대 등 20대를 한정으로 들여왔는데, 현재 모두 판매됐다. FCA코리아는 반응이 좋아 하반기 추가 물량을 들여오기로 했다.
리미티드-X의 기본적인 크기나 구성은 그랜드 체로키와 같다. 공차중량은 2.2t에 달하고 전장(길이)은 4820㎜, 전고(높이)는 1810㎜다. 전폭(너비)은 1945㎜에 휠베이스(축간거리)는 2920㎜에 달해 실내 공간이 넉넉하다. 차체만 놓고 보면 현대자동차 싼타페보다 크고 팰리세이드보다 작다.
외관은 전면 후드에 그랜드 체로키의 고성능 모델인 SRT 디자인을 벤치마크한 ‘듀얼 히트 익스트랙터’가 얹어져 있다. 후드 양쪽에 움푹 패여 있는 듀얼 히트 익스트랙터로 특유의 스포티함을 뽐낸다. ‘Jeep’ ‘4x4’ ‘Limited-X’ 등 각종 배지와 전면부 고유의 세븐-슬롯 그릴의 테두리, 전후면 램프 베젤 등을 저광택 진회색 크리스탈로 도색했다. 측면의 거대한 20인치 저광택 크리스탈 휠도 존재감을 과시한다.
차량 내부는 외관의 차별성을 이어받아 블랙톤의 인테리어로 구성됐다. 블랙 가죽 시트가 전체적인 묵직한 느낌을 주고, 스티어링 휠 베젤(테두리)과 도어 핸들 베젤 등에 리퀴드 티타늄으로 엑센트를 줬다. 2열 무릎 공간을 충분히 확보했고 뒷좌석은 최대 60도까지 기울일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은 800L로 2열 시트를 접으면 1689L로 넓어진다.
리미티드-X에는 지프의 상징인 사륜구동 시스템도 탑재됐다. 쿼드라-트랙 II 4x4 시스템과 주행 환경에 따라 5가지(Auto, Sand, Mud, Snow, Rock)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터레인(Selec-TerrainTM) 시스템으로 오프로드 주행 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틀 동안 운전하면서 계기판에 찍힌 연비는 8.4㎞/L로 공인 복합연비 7.9㎞/L보다 높게 나왔다. 연비는 다소 아쉽지만 3600㏄ V6 가솔린 엔진임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다. 6290만원에 판매된 리미티드-X에 3000만원대 차량에도 탑재된 반자율주행 기능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 또한 사고 싶어도 당장 살 수도 없다. 하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다만 6월 초 출시된 2019년식 그랜드 체로키 3.0 디젤 모델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오버랜드 3.0 터보 디젤과 써밋 3.0 터보 디젤로 출시된 이번 모델은 한국 소비자의 선호도와 트렌드를 반영한 내외관 디자인과 편의사양으로 구성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그랜드 체로키 디젤 모델의 판매 가격은 오버랜드 3.0 모델이 7840만원, 써밋 3.0 모델이 824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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