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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독일산 세단의 대안..볼보 S90 T5 인스크립션

2,561 2019.06.2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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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으로 보면 국산차 보다 비싸다. 아무래도 규모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 그들이 현대차 수준으로 팔 수 있었다면, 가격을 내릴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시장 규모가 수입차 가격의 불리함을 만들고, 국산 제조사들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결국 가격 차이에서 오는 이점을 확실히 찾아야 수입차의 경쟁력이 커진다. 그렇다면 파일럿은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나? 적어도 가치 있는 차 중에 하나다.[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지금이 아닌, 포드 산하에 있던 볼보의 이미지를 생각해보자. 사실 그땐 자동차보다 트럭과 중장비가 더 익숙한 이미지였고, 각이 잔뜩 진 승용차들은 짙은 ‘꼰대’의 향기를 풍겼다.


네모반듯했던 S80은 어떠했는가. 튼튼하고 안전해보이는 이미지였지만, 머리가 반 쯤은 벗겨진, 꽉 막힌 마인드의 소유자가 탈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직업이 퇴임을 앞둔 교장 혹은 교감선생님이었다면 완벽하다.


그리고 작금의 볼보는 조금 다른 이미지다.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의 착한 동생이 광고 모델을 하고 있고, 볼보를 ‘안전’이 아닌 그 외의 이유들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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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잊은 디자인


이젠 많이 익숙한 스타일이지만, 당시로선 정말 신선했던 볼보의 디자인. S90과 XC90에서 선보여진 새 아이덴티티는 ‘혁신’을 넘어 ‘혁명’ 수준이었다.


그게 벌써 4년 전. 2015년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S90의 외형은 여전히 예쁘다.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헤드램프와 대비를 이루는 전통적 패턴의 그릴을 같이 보고 있자니 오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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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영화 ‘토르’나 ‘어벤져스’에서 한 번쯤은 볼보가 등장하길 바랬다. 자동차 헤드램프 속에 숨겨둔 ‘묠니르(토르의 망치)’가 튀어나오는, 그런 장면들 말이다.


각설하고, ‘타임리스(Timeless)'라 칭해도 좋을 정도로, 현행 볼보의 디자인은 큰 유행을 타지 않는다. 솔직히 ‘스웨디시 디자인’은 ‘프랑스 감성’ 만큼이나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어쨌든 간결하면서 심플하다.


전장은 4965mm, 휠베이스는 2941mm다. 차량의 약 60%를 휠베이스란 뜻이다. 다시말해, 안정적인 프로포션을 갖췄고, 얼핏 보면 이 차가 전륜구동임을 알아채기 어렵다. 얼핏 봐선 후륜구동의 비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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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차와는 다르다


시트는 만족스럽다. 잠깐 앉아도 편하고, 오랜 시간 운전을 하기에도 피로감이 덜하다. 1열도, 2열도, 어느 하나 차별없이 만족스러운 착좌감을 제공한다.


인테리어 구성은 여느 독일차와 다르다. 버튼 하나 잘못 누르면 큰일날 것 같은 독일차완 달리, 간결하면서도 뭔가 다른, 그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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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의 우드 패턴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드리프트 우드’다.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나뭇결을 가로 패턴 위주로 배치하지만, 볼보는 세로결로 무늬를 냈다. 특별히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지만, 그 존재를 알아채면 제법 특별하다.


센터페시아에는 태블릿PC를 매립한 듯한 대형 터치스크린이 내장됐다. 볼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센서스다. 이를 통해 차량의 미디어, 공조시스템은 물론, 차량의 주행 보조 시스템 까지 일일이 제어할 수 있다.


직관성도 제법 괜찮다. 일정 압력이 가해져야 작동하는 일부 메이커들과 달리, 센서스 시스템의 조작감은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그 이상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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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파일럿어시스트2’ 등 첨단 안전사양은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됐다.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볼보의 정체성과 잘 들어맞는 전략이다.


■ “2.0이라고?”


S90의 엔진 라인업은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되는 T5와 T8 등 두 종류로 구성되어있다. T8은 최고급트림 ‘엑설런스’에만 있으니, 노멀 모델은 오직 T5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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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의 최고출력은 254마력, 최대토크는 35.7kg.m다. 여간한 3.0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동일한 수준의 출력은 ‘다운사이징’이 만들어낸 마법이다.


그래서인지 이만한 덩치에 2.0 엔진이 가당키나 한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제원상의 수치를 보면 알겠지만, 모자른것도 없고, 전기모터가 더해진 T8은 되려 빠르기까지 하다.


일부 브랜드의 4기통 엔진은 불만스러울 때가 있다. 마치 200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것 같은, 조율되지 않은 거친 엔진음이 그것인데, 볼보는 이와는 조금 다르다.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 답게 정숙성엔 신경을 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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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4기통 엔진 특유의 거친 질감은 아쉽다. 프리미엄을 지향하고 있는 브랜드라면, 이런 ‘소리’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된다. 엑설런스는 이와 다를지 문득 궁금해졌다.


8단 변속기의 응답성은 기민하다. 국내 소비자들이 유독 민감해하는 변속충격 하나 느낄 수 없다. 그럼에도 듀얼클러치 변속기마냥 빠르고 정확하게 변속을 이어간다.


전륜구동인데다, 긴 차체를 갖췄지만, 움직임이 꽤 날래다. 간혹 이런 차들에서 차체의 후방이 뒤늦게 따라오는 듯 한 느낌을 받지만, S90은 일체감있는 움직임으로 운전자의 핸들링에 자신감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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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과 볼보의 상관관계


S90 T5 인스크립션의 가격은 6590만원. 제네시스 G80의 엔트리 트림과 메르세데스-벤츠 E300 사이에 껴있는 가격인데, 비싸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반 자율주행 기능이 포함된 안전사양은 기본 적용됐고, 보증기간은 업계 최고수준이다. 브랜드가 주는 가치까지 생각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있는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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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S90의 가격을 두고 “이 돈을 주곤 안산다”는 주장을 간혹 듣는다. 사실 사주지 않으면 더 고마울 수도 있다. 이미 사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고, 대기 수요가 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중국차라는 비아냥도 적잖이 들린다. 지리자동차가 인수한건 맞지만, 본사는 여전히 스웨덴에 있고, 경영자와 연구자들도 유럽 사람들이다.

아, 물론 S90은 전량 중국에서 생산된다. 그런데 솔직히 ‘중국산 논란’이 왜 논란인지 이해할 수 없다. 지금 이 기사를 읽고 댓글로 반박할 그대의 아이폰은 어디에서 만들어졌는가?


출처 - 자동차 뉴스 채널 데일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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