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쏘나타(DN8) LPi 스마트 등급, 이런 사람이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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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자동차는 경제적이다. 휘발유나 디젤 대비 저렴한 세금 덕분에 유류비를 아낄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다.
대신 연료 특성 상 힘이 약하다. 트렁크도 일반 차량에 비하면 비좁다.
이제 누구든 LPG 자동차를 살 수 있지만 선뜻 구매하기 망설여지는 이유다.
현대자동차는 이 점을 파고 들었다. LPG 자동차의 경제성은 키우되 단점은 줄였다.
주인공은 8세대 쏘나타(DN8)다.
뼈대를 포함해 모든 게 바뀐 신형 쏘나타에 효율 챙긴 LPi 엔진을 탑재했다. 도넛형 봄베로써 트렁크 공간도 챙겼다. 보태어 매력적인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가격부터 살펴보자. 시승 차량은 LPi 기본형인 ‘스마트’ 등급이다. 옵션으로 멀티미디어 내비 플러스Ⅲ(155만 원)를 더했다.
색상은 화이트 크림 펄(8만원)이다.
개별소비세 3.5% 기준, 이 차의 가격은 2,620만 원.
4인 가족 함께 탈만한 중형 세단으로서 나쁘지 않은 가격표를 달았다.
기본형임에도 불구하고 상품성이 훌륭하다. 예를 들어 에어백은 그랜저처럼 9개가 기본이다.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와 같은 지능형 안전 장비도 탑재하고 오토홀드,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 전자식 변속 버튼과 같은 고급 편의장비도 달았다.
시트는 인조가죽으로 둘렀다. 앞좌석에는 열선이 깔리고 뒷좌석에는 송풍구도 마련되어 있다.
가솔린 기본형 대비 장점도 있다. 쏘나타 LPi 스마트는 여덟 방향으로 조절 가능한 운전석 전동 시트와 전면 자외선 차단 유리, 하이패스, 가죽 열선 스티어링 휠이 기본이다.
가솔린 스마트보다 111만 원 더 받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어 보인다. 보태어 옵션의 선택지도 다양하다.
가령 LPi는 10.25인치 와이드 모니터와 풀오토에어컨, 파노라마 선루프, 빌트인캠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가솔린 기본형에서는 누릴 수 없는 것들이다.
트렁크 아래에는 도넛형 봄베가 들어간다. 트렁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쏘나타 가솔린 모델과 비교하면 높이가 조금 높아졌을 뿐 공간 자체는 여유롭다. 대신 봄베 용량은 기존 85L에서 80L로 조금 줄어들었다.
안전 상의 이유로 실제 충전이 가능한 용량은 64L다.
많은 양의 LPG를 담을 수는 없지만 트렁크 공간을 넓히는 데 효용성이 더 크다고 판단한 듯 하다.
엔진은 신형 '스마트스트림 L2.0'이다. YF때부터 써온 누우 2.0 LPi 엔진은 단종됐다.
스펙만 놓고 따지면 제원 상 수치가 줄어들었다. 스마트스트림 L2.0은 최고출력 146마력, 최대토크 19.5·m를 낸다. 각각 5마력, 0.3kg·m 낮아졌다.
우려와는 달리 시내구간에서의 힘은 충분하다.
출발이 경쾌하고 속도를 높여가는 과정이 매끄러워 기존 LPi 모델과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시속 100km까지는 무난하게 가속한다. 다만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넘기면 급격하게 맥이 빠진다.
절대적으로 느린 건 아니지만 최고속도에 이르기까지 인내가 필요하다.
변속기는 완성도를 끌어올릴 여지가 남아있다. 쏘나타 LPi의 6단 자동변속기는 시내구간에서 1,500~1,900RPM 사이를 유지한다.
추월할 때에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은 시끄럽게 굴지만 굼뜨게 나간다.
기어 단수를 적극적으로 내리기보다 2,000RPM을 넘기지 않으려 애쓰기 때문이다.
패들시프트를 활용해 단수를 오르내릴 때에는 한 박자 느린 반응이 아쉽다.
평소 운전 습관이 과격한 편이라면 갑갑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엔진 회전을 낮게 쓰는 덕분에 연비는 좋다. 공인 복합 연비는 10.3km/L(16, 17인치 휠 기준)로 쏘나타 뉴라이즈 LPi 대비 L당 0.9km 더 갈 수 있다.
쏘나타 LPi는 계기판 트립 컴퓨터 상 연비 표시 기능이 빠져있다. 정확한 연비 계산이 어려워서다.
참고로 완충 상태에서 출발해 230km 주행한 후 가득 충전해보니 25.82L가 들어갔다.
단순 계산 상 연비는 L당 9km쯤 된다. 주행성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을 반복한 것 치고는 생각보다 준수하다.
일상 주행 용도로 쓴다면 이보다 좋은 연비를 낼 것이다.
하체는 승차감을 중시한 세팅이다. 스프링과 댐퍼 모두 부드러워 시내 주행할 때 편안한 감각이다.
예전 대형 세단처럼 느슨한 건 아니다. 하체를 적당히 조여내 고속 안정성도 잘 양립했다.
하지만 이따금 뒤쪽 서스펜션이 날카롭게 군다.
구체적으로 시속 30~50km 사이에서 다리 이음새와 같은 작은 요철을 지나면 뒤쪽이 뻣뻣하게 반응한다.
승차감을 나쁘게 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세련미를 높일 필요가 있다.
타이어도 아쉬움이 남는다. 시승 차량은 16인치 알로이 휠을 신었다. 타이어는 넥센 엔프리즈 AH8(205/65). 평범한 사계절용 타이어다.
평소 주행 할 때에는 괜찮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과격하게 운전하면 타이어 한계가 금방 찾아온다.
편평비가 높은 탓에 코너를 돌아 나갈 때 안정성도 별로다. 주행성과 스타일을 고려하면 17인치 휠을 택하는 게 낫겠다.
참고로 스마트 등급에서 17인치 휠을 달려면 익스테리어 디자인Ⅱ(69만 원)을 선택하면 된다. 이 때에는 반사판 타입의 풀 LED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도 더해진다.
신형 쏘나타 LPi는 ‘출퇴근용으로 쓸만한 2,000만 원대 중형 세단’을 찾는 이게 추천할 만한 자동차다.
핵심은 ‘가성비’다. 가솔린 대비 좋은 상품 구성, 합리적인 가격, 저렴한 유지비 등 값 대비 가치가 너무나도 훌륭하다.
단 탄탄한 주행성까지 기대한다면 신중히 고민하길 바란다.
일반인을 위한 쏘나타 LPi는 일상에 즐거움을 주기보다 일상과 함께하기에 좋은, 합리적인 선택지로 접근하는 게 정답이다.
출처 - 엔카매거진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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