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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G4 렉스턴, 덩치는 아빠곰이고 엔진은 아기곰인 게 사실일까?

3,419 2019.06.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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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렉스턴을 기억하시나요? ‘대한민국 1%’라는 슬로건 달고 2001년 등장했지요. 지금이야 별 감흥 없어 보이지만 그때는 실로 대단했습니다. 

SUV는 갤로퍼나 테라칸처럼 각진 것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요. 반면 렉스턴은 미래에서 온 듯 끝내주는 생김새를 입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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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렉스턴은 쌍용의 플래그십 SUV로서 프리미엄을 강조했습니다. 

지금이야 별 거 아닌 장비일지 몰라도 레인센서나 ECM 룸미러, AV 시스템 등은 호화 옵션들이었죠. 

이런 것만 해도 당시 SUV의 선입견을 탈피하기에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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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너무 오래 팔았습니다. 16년이 지난 2017년에야 풀 모델 체인지되어 2세대 모델이 나왔지요. 바로 G4 렉스턴입니다. 

독자 여러분 입장에서는 출시된 지 1년 넘은 차를 왜 이제야 다루는지 궁금하실 수 있겠네요. 이유는 '시승회'에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쌍용차가 상품성을 개선한(가격도 오른) 2019 G4 렉스턴을 내놓은 뒤 ‘드라이빙 데이’를 열었습니다. 

기자가 탄 거리는 40km 남짓입니다. 이 정도로 ‘시승기’라는 타이틀을 걸긴 어렵겠고, 2019 G4 렉스턴 소개 정도가 적당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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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4 렉스턴은 4,850mm의 길이와 1,825mm의 높이로 덩치가 상당합니다. 

사실 필자는 G4 렉스턴이 출시되기 전 ‘LIV-2’ 콘셉트카를 2016 파리모터쇼에서 미리 만났습니다. 

화이트 컬러의 강렬함과 엄청난 덩치를 자랑했던 그 모델은 램프 몇 개를 규제에 맞춘 후 도로로 나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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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차 어때? 모카' 자동차 평가에서 G4 렉스턴 덩치를 '아빠곰'에 비유했습니다. 

대신 '엔진은 아기곰'이라며 깎아내렸지요. 이 차가 큰 덩치를 자랑하는 것은 분명 장점입니다. 

실제로 대형 SUV 모하비와 비교 시 길이와 앞 뒤 바퀴 간의 거리가 각각 80mm, 30mm 짧지만 폭은 45mm 큽니다. 

그러면서도 모하비보다 값이 싸죠. 오늘 나온 새 모하비는 4,000만 원 넘게 줘야 간신히 기본형을 살 수 있습니다.


시승 도중 우연히 스타렉스와 함께 달리는 장면을 보게 되었는데 전혀 기죽지 않는 모습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풍채가 주는 존재감은 인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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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이는 부분은 이 정도입니다. 이제 아기곰(엔진)에 대한 얘기입니다. G4 렉스턴은 2.2L 디젤, 정확히는 2,157cc 심장과 벤츠 혈통의 7단 자동변속기로 파워트레인을 꾸렸습니다. 큰 덩치를 과연 잘 밀어낼 수 있을까요? 이 질문과 함께 시동 버튼을 눌렀습니다. 짧게 주행해야 하는 만큼 신경을 곤두 세운 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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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4 렉스턴은 아이들링 상태에서의 소음과 진동을 잘 다듬었습니다. 아니, 실내로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표현이 맞겠군요. 

이 영역은 프레임 타입인 G4 렉스턴이 다른 SUV보다 불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엔진과 구동계가 보디가 아닌 프레임에 물리기 때문에 마운트만 잘 조율하면 오히려 진동을 억제할 수 있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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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2.8kg·m의 G4 렉스턴. 가속 페달에 발을 얹자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타이어를 굴렸습니다.

 시트 포지션이 워낙 높기 때문에 미니 버스를 모는 듯합니다. 

하지만 시야가 탁월하고 여기저기에 달린 카메라로 운전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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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는 충분한 가속력을 보여줍니다. 대신에 성격 급한 사람이 운전대 잡았을 때는 답답할 수 있겠습니다. 

평소처럼 가속하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에 힘을 실어도 엔진 회전수가 치솟을 뿐 속도계는 평온합니다. 

이때 들리는 엔진의 거친 숨소리가 운전자에게 미안함을 느끼게 합니다. 모하비의 6기통 디젤이 부러워지는 순간입니다.

 한편 변속기는 충격 없이 매끄러웠습니다. 다만 엔진과 마찬가지로 빠릿빠릿하지 못했고 수동 모드에서의 반응도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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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차체와 부드러운 댐퍼 때문에 코너를 만나면 차체가 이곳저곳으로 많이 쏠립니다. 

하지만 애초에 프레임 보디 타입의 G4 렉스턴에 날렵한 움직임을 기대하는 것도 어불성설일 것입니다.

 참고로 출시 초기 엔트리 등급에 사용했던 5링크 타입의 후륜 서스펜션 시스템은 이번 2019년형 모델로 오면서 멀티링크 타입으로 통일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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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2019년형으로 달라진 G4 렉스턴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일단 가장 민감한 가격부터. 

등급별로 럭셔리 90만 원, 마제스티 167만 원, 헤리티지 177만 원, 유라시아 에디션 167만 원이 각각 올랐습니다. 

선제적 환경 규제 조건을 맞추기 위해 SCR이 추가됨을 감안해도 적지 않게 느껴지지만 아래의 바뀐 사양들을 보면 납득할 수준입니다.


- 사각지대 감지시스템(BSD), 차선변경 경보 시스템(LCA), 후측방 경보시스템(RCTA) 기본 채택

-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기본 채택

- 전동식 운전석 럼버소프트 기본 채택

- 터치센싱 도어 핸들 채택(마제스티까지 1열, 헤리티지는 2열까지)

- 변속 레버, 18인치 휠, 퀼팅 시트, 2열 컵홀더 디자인 변경

- 9.2인치 내비 마제스티 등급 기본 채택

- 3D 어라운드 뷰 헤리티지 등급 기본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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