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뷰티풀 코란도,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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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의 SIV-2 컨셉트카. 티볼리의 성공 신화를 이어갈 청사진이었다. SIV-2는 C300이라는 프로젝트 코드명으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4년 지나 ‘코란도’ 이름 달고 세상에 나왔다. 신형 코란도는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까? 시승회에서 직접 점검한 코란도의 가능성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정현 기자
코란도 신차 발표회에 참석했다. 열기가 뜨거웠다. 완전한 신차이기에 쌍용도, 기자들도 기대감 가득한 눈치였다. 사실 실차를 보기 전에는 미지근했다. 티볼리가 너무 눈에 익어버린 탓일까? 어쩌면 ‘티볼리 대(大)자’라는 별명은 좋은 의미만 품은 게 아닐 것이다.
필자의 눈에는 ‘티볼리 대자’이기보다 쌍용자동차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표현한 듯해 마음에 들었다. 이른바 패밀리룩으로 해석할 만하다.
직선 위주의 실루엣과 과감한 옆구리 캐릭터라인이 강인한 인상이다. C필러를 두껍게 하는 대신 일부분을 검게 칠해 스포티하게 꾸민 것도 돋보인다.
특히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헤드램프를 잇는 크롬 장식은 실제보다 넓어 보이게 한다.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균형이 괜찮다.
LED 테일램프는 면발광 소재와 더불어 도트타입 LED로 꾸몄다. 도트 타입은 요즘 많이 쓰는 방식은 아니다. 테일램프 사이를 메운 굵직한 크롬 장식으로 테일램프 사이를 메웠다.
앞쪽처럼 차체를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썩 어울리지는 않는다.
‘중국차 같다’는 인터넷 상 의견들은 이렇듯 억지스러운 크롬 장식으로 인해 생겨나는 것 같다.
우리 편집장은 "비례는 니로 같고 전반적인 후면 디자인은 스포티지 같다"고 했다. 내용은 중립이지만 목소리에는 비꼼이 섞여 있었다.
휠은 17인치부터 19인치까지 달린다. 가격표 구성 상 18인치 휠을 선택할 이들이 가장 많을 것이다.
차체 비례에는 19인치 휠이 어울리지만 18인치 휠도 제법 괜찮다.
승차감과 주행성에 있어서도 19인치 휠보다 18인치 휠을 단 모델이 한층 나았다. 참고로 사진은 19인치 휠.
신형 코란도의 핵심은 인테리어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입체감 더한 인피니티 무드램프 덕분에 미래에서 온 자동차를 탄 듯하다.
쌍용자동차가 코란도의 타겟 고객으로 정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이 좋아할 만하다. 현악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에어벤트 라인과 9인치 모니터, 그 아래 공조장비는 자를 대고 그은 듯 정갈하다. 잘 정돈된 구성 덕분에 사용성도 좋다
실내 공간은 준중형 SUV로서 무난한 수준. 성인 네 명이 탑승하기에 갑갑하지 않다. 시트 방석도 적당히 푹신한 편이어서 오래 탑승해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뒷좌석 편의장비는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컨비니언스 패키지Ⅱ가 적용된 시승차 기준(딜라이트 등급)으로 220V 인버터와 2열 열선, 센터 암레스트가 전부다. 라이벌과 비교하면 뒷좌석 송풍구가 없는 게 큰 흠이다.
신형 코란도는 새롭게 개발된 e-XDi160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1.6L로 최고출력 135마력, 최대토크 33.0kg·m를 낸다. 여기에 아이신제 6단 자동변속기를 물렸다.
티볼리와 비슷한 구성이지만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 티볼리에서 느껴지던 특유의 부밍음도 잡았다.
송도와 영종도 일대를 시승해본 결과 의외의 정숙성에 놀랐다.
디젤 엔진 품은 SUV치고는 퍽 조용하다. 특히 멈춰 있을 때에도 진동을 잘 억제시켰다. 아이신 변속기는 무난했다.
‘변속이 정말 빠르다’는 건 아니지만 엔진의 힘을 바퀴까지 끈덕지게 전달한다. 대신 변속기 보호를 위해 다운시프트를 지나치게 막는 건 아쉬운 포인트.
승차감도 기대 이상이다. 쿵쾅거리는 티볼리와 댐퍼 터진 차처럼 울렁이는 G4 렉스턴을 잊어도 될 것 같다. 여기에 비하면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는 스포티한 느낌이다. 고속 안정성도 과거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다. 아직 가다듬을 여지가 있지만 이 정도면 됐다.
다만 속도를 높일수록 중심감이 흐릿해지는 운전대와 이따금 노면을 놓칠 것처럼 들썩이는 뒤쪽 섀시에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코란도에는 첨단 차량제어기술인 ‘딥 컨트롤’이 적용됐다. 긴급 제동 보조, 전방 추돌 경보, 부주의 운전 경보, 사각지대 감지 시스템 같은 것들이다. 특히 쌍용자동차는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을 강조했다. 이는 레이더와 카메라로 앞쪽 차량을 감지하고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장치다. 실제 써 보니 작동은 생각보다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차선 한 가운데를 유지하는 차선 중심 추종 제어 시스템은 조금 더 영글 필요가 있다.
코란도는 쌍용자동차를 대표하는 이름이다. ‘SUV 명가’라는 그들의 타이틀을 이어 나갈 막중한 임무를 지녔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이사는 출정식을 통해 "경영 정상화와 중장기 전략 실현에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들의 바람처럼 코란도는 쌍용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잠깐의 시승을 통해 맛본 코란도는 그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출처 - 엔카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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