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다시 한 번 도전하는 혼다 H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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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HR-V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CR-V는 알아도 동생인 HR-V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HR-V는 혼다가 만드는 콤팩트 SUV다. SUV 시장의 가파른 성장과 더불어 혼다 코리아가 한국 시장에 콤팩트 SUV를 선보였었다. 하지만 쟁쟁한 경쟁 모델들에 밀려 존재감조차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채 시들해졌다.
그랬던 혼다가 부분변경한 HR-V로 상품성을 키워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변화의 폭은 그리 크지 않다. 기존 HR-V 오너이거나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이 변화를 한눈에 파악하기란 쉽지 않으리라.
우선 겉모습부터 보자. 프런트 그릴에 크롬 무광 재질의 날개를 달아 헤드램프까지 쫙 펼쳤다. 어코드에도 적용한 솔리드 윙 타입의 다크 크롬 그릴이다. 헤드 램프는 프로젝션으로 바꿨고 주간주행등은 LED로 치장해 매력을 키웠다.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의 렌즈 컬러를 그레이 톤으로 바꿔 좀 더 트렌디한 멋을 살렸다.
실내는 검정이 테마다. 더블스티치로 마감한 천공 가죽시트는 계란 바구니에 폭 담기는 듯 몸을 받아내는 감각이 편하면서 안정적이다.
전체적인 구성은 좋게 말해 클래식하고 직관적이지만 좀 구식이다. 디지털 기기처럼 복잡하고 화려하게 진화하는 요즘 차들과 달리 HR-V는 자신만의 콘셉트를 고집스럽게 유지하는 느낌이다. 센터패시아 가운데 모니터 크기는 좀 작고 구성은 단출하지만 터치 기능은 품고 있다.
HR-V의 가장 큰 장점은 작은 차체에서 기대하기 힘든 넓은 실내와 시트 구성이다. 넓은 실내를 품을 수 있었던 핵심 기술은 센터 탱크 레이아웃 설계다. 덕분에 넉넉한 뒷공간을 만든 것이다.
기대보다 넓은 실내를 더 빛나게 만드는 것은 탑-업 방식의 2열 매직 폴딩 시트다. 6 : 4로 나눠 접을 수 있는 뒷좌석 등받이는 뒷공간 바닥과 높이를 맞춰 드넓은 짐공간을 만든다. 사실 이 구성은 흔하고 흔하다. 핵심은 뒤 시트의 엉덩이 부분을 쉽게 들어 올려 접어 뒷열의 짐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시트의 엉덩이 부분을 들어 접으면 기내 반입이 안되는 커다란 여행용 트렁크나 화분 등 세로로 긴 물건들을 쉽게 부릴 수 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녀석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혼다를 수식하는 흔한 말 중 하나가 기술이다. 기술의 혼다는 기본기가 충실하다. 우선 파워 트레인을 보자. 1.8리터 자연흡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은 CVT와 조합해 앞바퀴를 굴린다. 엔진은 그대로지만 CVT의 변속 감각과 패턴을 좀 더 정교하게 조율했다. 무단변속기지만 7단 수동 변속이 가능한 패들 시프트를 달아 나름 역동적인 주행감각도 선사한다.
가속페달에 무게를 더하면 경쾌하게 첫걸음을 내딛는다. 고출력은 아니지만 꾸준하고 부드럽게 속도를 높이는 덕에 주행 중에 스트레스는 크게 없다.
비교적 작은 출력 덕분에 오히려 모든 출력을 부담 없이 끌어내 달리는 데 부담이 적다. 적당히 팽팽하고 묵직한 핸들링은 정확하고 부드러워 다루기 쉽다. 운동감각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하체 감각이다. 승차감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다부지게 조율한 하체는 어지간한 코너에서도 타이어가 도로를 끈질기게 붙잡고 늘어져 재미있게 달린다.
국내 시장의 작은 SUV를 공략하기 위해 혼다가 절치부심해 새로 내놓은 HR-V의 가격은 3190만 원이다. 수입차뿐 아니라 가격경쟁력 높은 국산 콤팩트 SUV들이 대거 포진한 상황에서 분명 쉬운 도전은 아니다. 하지만 믿고 타는 혼다의 기본기와 겉모습보다 넓은 실내, 그 실내를 돋보이게 만드는 특별한 시트 구성 등 장점이 다분하다.
가격 3190만 원
엔진 1799cc I4, 143마력, 17.6kgㆍ m
변속기 CVT, FWD
출력 0→100 NA 초, NAkm/h
연비 11.7km/ ℓ
무게 1340kg
출처 - 다음자동차 기어박스 이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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