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승기] "이런 랭글러가 먹힐까?" 전동 캔버스톱 품은 루비콘 파워탑

3,298 2019.06.2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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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지프의 랭글러를 '궁극의 오프로더'라고 부릅니다. 요즘처럼 세단스러운 SUV 홍수 속에 랭글러만은 고집스럽게도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랭글러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굳이 산길을 누비지 않아도 충분히 사랑스럽죠. 도심에서도 자유분방하고 당찬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큰 가치를 선사하는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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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랭글러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또 생겼습니다. 스위치만 '딸깍'하면 하늘을 볼 수 있는 파워탑 모델이 출시되었기 때문. 공구를 이용해 루프 패널을 떼거나 소프트톱을 손수 접을 필요가 없습니다. 전자동 소프트톱의 '루비콘 파워탑'을 만나기 위해 경기도 양주시의 시승회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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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대 랭글러와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 FCA코리아는 지난해 여름 4도어 랭글러 스포츠와 루비콘, 루비콘 하이, 사하라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이번에는 파워탑을 비롯해 오버랜드(이전 사하라), 스포츠 2도어를 공개하며 풀 라인업을 완성했습니다. 랭글러 하나로만 무려 8가지의 선택지가 제공되는 것.

다시 만난 랭글러 루비콘은 여전한 풍채를 자랑했습니다. 4도어 기준으로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885mm, 1,898mm, 1,850mm. 이전 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105mm나 길어졌습니다. 휠베이스는 무려 3,010mm로 제네시스 G90(3,160mm)에 버금가죠. 이번에 길이 4,330mm의 스포츠 2도어를 함께 발표했지만 신형 모델 역시 실용성을 강조한 4도어가 주력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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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판매되는 신형 랭글러(JL)의 엔진은 4기통 2L 터보 가솔린(GME-T4). V6 3.6L 펜타스타 엔진은 제외됐습니다. 그러나 최고출력만 따져보면 272마력으로 3.6L(285마력) 모델과 별 차이 없습니다. 날로 발전하는 과급 기술 덕분이지요. 수치 말고, 실제로 2L 심장이 충분한지 몸으로 느껴봐야겠습니다. 참, 이번 시승 행사는 오프로드 코스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코스는 루비콘 파워탑을 매끈한 도로 위에서 타는 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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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전동식 캔버스톱을 활짝 열었습니다. 요 며칠 미세먼지 없는 날씨가 이어져 오픈 에어링을 즐기기에 안성맞춤. 캔버스톱은 시속 97km/h 이내에서 2열 시트 윗부분까지 개방됩니다. 대략 18초 정도면 뻥 뚫린 하늘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2톤이 넘는 차체를 부드럽게 밀어붙입니다. 엔진의 거친 숨소리는 피할 수 없는 숙명. 하지만 6세대(JL)로 거듭나며 가장 큰 변화는 데일리카로도 충분한 안락함입니다. 몇십 분만 운행해도 피곤했던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부드러움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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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글러 루비콘(파워탑 포함)에는 17인치 BF 굿리치 머드 타이어(Mud-Terrain T/A KM2)가 기본으로 장착됩니다. 외경으로 따지면 32인치에 달하죠. 장착된 타이어의 값만 500만 원 상당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거친 외모를 띈 타이어로도 부담스럽지 않은 온로드 주행 성능을 내는 게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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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판매되는 랭글러 전 모델에는 8단 자동 변속기(ZF)가 달립니다. 하지만 모델별로 사용된 4륜 구동 시스템은 차이가 있죠. 스포츠 모델과 오버랜드의 경우 기어비 '2.72:1'의 셀렉-트랙(Selec-Trac) 풀타임 사륜 구동 시스템이 달립니다. 오프로드에 더욱 특화된 루비콘과 파워탑에는 '4:1' 기어비를 사용할 수 있는 락-트랙(Rock-Track) 풀타임 사륜 구동 시스템이 달립니다. 기어비가 커지면 그만큼 강한 토크를 활용할 수 있죠. 여기에 전자식 프론트 스웨이바 분리 기능이 추가됩니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전면 좌우 바퀴를 연결하는 스트럿을 해제합니다. 따라서 좌우 바퀴의 높낮이 차이를 평소보다 크게 할 수 있어 험로 주행에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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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편의장비도 신형 랭글러에겐 반가운 손님입니다. 제동 보조 시스템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과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 여기에 당연히 받아들였던 실내 소음도 이제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로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랭글러에서 이런 호사를 누릴 거라 상상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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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산 길을 갈 수는 없었지만 랭글러는 랭글러였습니다. 작게 설치한 오프로드 모듈을 아무렇지 않은 듯 무심히 통과해 버렸죠. 운전대를 잡은 필자에게 "이정도 장애물로는 날 평가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진정한 오프로드 성능은 훗날 편집부와 함께 살펴보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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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랭글러 루비콘 파워탑 모델의 국내 판매가격은 6,190만 원입니다. 5,840만 원의 루비콘 4도어보다 350만 원 비쌉니다. 굳이 오리지널 오프로더 랭글러에 전동 소프트톱이 필요할까요? 필자도 이런 의문이 들긴 마찬가지. 그러나 벌써부터 시장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지금껏 애타게 파워탑 모델을 기다렸던 것처럼 말이죠.




출처 - 엔카매거진 고석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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