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정수남 기자의 시승기]테슬라 모델X 100D, 벤츠 SLK350 AMG '따라 올테면 따라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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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성능 스포츠카에 밀리지 않아..480마력에 제로백 4.6초 구현
4륜구동으로 안정적 주행..5단계 에어서스펜션, 온오프도로에 적합
직관적 인테리어..17인치 대형 모니터 통해 기능 조작可, 5∼7인승
#. 최근 자유로.
벤츠 SLK350 AMG 카브리올레가 달리고 있다. 일부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의 경우 종종 고속국도 등에서 옆차선 차량과 속도 경쟁을 펼친다.
기자가 모는 차로 벤츠 SLK350 AMG를 치고 나갔다. 이어 빈 공간에서 SLK350 AMG가 기자 차량을 추월한다.
벤츠의 튜닝 브랜드 AMG가 메카니즘(엔진) 튜닝한 SLK350이 배기량 3500㏄, 최고 출력 305마력, 최대 토크 36.7㎞.m의 성능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SLK350의 제로백은 5.4초, 최고 속도는 250㎞/h이다.
이에 질세라 가속 패달에 힘을 실자 기자가 탄 차량이 페라리와 포르쉐 못지 않은 치고나가는 힘과 속도, 즉답성으로 SLK350 AMG를 멀찌감치 따돌린다. 이후 SLK350 AMG는 추격을 포기하고, 도로 상황에 맞게 주행한다.
후륜구동인 벤츠 SLK350 AMG도 따라오지 못하는 차는? 바로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모델 X 100D이다.
테슬라의 순수전기차 모델 X 100D를 최근 시승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차량 가격만 제외하면 정말 갖고 싶은 차량이다.
서울 청담동 테슬라코리아 사옥에서 이 회사 관계자가 사옥 앞에 주차된 모델 X 100D를 기자에게 건냈다. 모델 X 옆에 주차된 차량들로 모델 X 운전석에 착석하기가 어렵자, 이 관계자는 키 홀더를 조작해 모델 X를 5m 정도 앞으로 뺀다.
차체 모양의 모델 X 100D의 키 키홀더는 많은 기능을 담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 차량을 앞뒤로 빼고 차량 도어를 자동으로 개폐하는 것이다. 키홀더를 갖고 차량에 1.5m 정도 거리에서 도어를 자동으로 열 수 있다.
테슬라가 전문적인 완성차 업체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한 대목이다. 테슬라가 혁신을 추구하기 때문에 모든 차량 조작은 자동이다.
1열 도어는 평범하지만 도어 핸들이 사라지고 쿠페 형태의 하얀색 차체와 어울리는 은색 바를 누르면 열린다. 모델 X는 쿠페형 차체로 공기저항계수(Cd)가 0.25로 세단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2열 도어 역시 은색 바를 누르면 열리며, 팔콘(매) 윙이다. 모델 X가 걸(갈매기) 윙을 탈피하면서 차체에 강인한 인상을 부여하고 있다. 아울러 모델 X는 문콕이 없다. 차량으로부터 28㎝의 공간만 있으면 2열 도어를 열 수 있어서 이다.
이 매니저에게 차를 받아 운전석에 앉았다. 모델 X의 인테리어는 딱 기자의 취향이다.
단순미와 절제미가 넘친다고나 할까? 일반 차량처럼 차량 조작 버튼이 너저분하지 않고 17인치 액정표기장치(LCD) 외에는 버튼이 없다. 아니다. 작은 버튼 두개가 있다. 비상등과 조수석 콘솔함을 자동으로 여는 버튼. 모두 작아 인테리어 정체성에 부합하고 있다.
여기에는 호불호가 갈린다. 화려하고, 버튼 등을 통한 차량 조작으로 차와 소통하기를 바라는 운전자는 다소 불(不는) 쪽일 것이다.
반면, 인간이 평생 자신의 뇌용량 가운데 17%를 사용하는, 많은 차량 조작 버튼 가운데 실제로 사용하는 버튼은 3,4개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단순함을 선호하는 운전자는 호(好) 쪽에 가까울 듯 하다.
그렇다고 테슬라에 안전·편의 사양이 없다는 게 아니다. 냉난방, 오디오 시스템, 내비게이션, 자율주행기술인 오토파일럿 등 모든 차량 조작이 모니터에서 가능하다.
2015년 선보인 모델 X는 5인승과 6인승, 7인승이 있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6인승으로 2열 중앙에 콘솔함이 있어 6인승이 됐다. 3열도 좌석이 2개이다.
기자가 전기차를 처음 탄 게 2012년 국산 경형이었다. 전기차를 타면 일단 소음이 없고, 배기가스가 없어 ‘친환경 차를 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모델 X는 키를 갖고 차에 오르며 시동이 저절로 걸린다. 정숙하다. 모델 X의 변속기는 보그워너제 감속기어. 운전대 상단에 자리한 칼럼 시프트 타입의 변속기 레버에는 P, R, N, D의 변속 모드가 있다. R변속이 다소 민감하다.
영동대교를 통해 강변북로를 잡았다. 영동대교에서 가속 페달을 밟자 최고 출력 480마력, 최대 토크 90㎏·m의 모델 X는 빠른 응답성으로 시속 100㎞를 찍는다.
모델 X의 앞바퀴에 262마력, 뒷바퀴에 486마력의 모터가 탑재된데 따른 것이다.이 차량의 공식 제로백은 SLK350보다 빠른 4.6초이다. 최고 속도는 250㎞/h로 SLK350과 같다.
모델 X는 종전 축전 용량이 60, 75, 90, 100㎾h 등으로 세분화 됐지만, 이번에 100㎾h 대용량으로 일원화 했다. 파나소닉제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 X 100D의 ‘D’는 듀얼 모터를 지녔다는 뜻이다. 종전 90D 소유자는 100D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강변북로를 잡고 차량이 뜸한 곳에서 가속 페달에 힘을 실자 모델 X는 즉답성으로 시속 200㎞ 도달 시간도 5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스포츠카 못지 않다. 파주 디스플레이단지 나들목을 지나 만난게 SLK350이다. 이곳부터는 급회전 구간이 많고 노면도 불규칙하다. 다만, 모델 X는 4륜구동이라 안정적인 주행능력을 보여줬다.
모델 X는 레이싱카처럼 앞바퀴(265/45R 20 108V)와 뒷바퀴(275/45R 20 110V)의 규격이 다르다. 강력한 주행 성능 구현을 위해서이며, 탑재된 컨티넨탈 타이어 역시 접지력이 탄탄하다.
게다가 엔진이 없고 2열 바닥에 설치된 배터리팩이 차량 무게 중심을 차체 바닥에 형성하고, 차량 앞뒤 중량 배분이 50대 50인 점도 모델 X의 흔들림 없는 고속 주행에 힘을 보탠다.
모델 X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안전성 평가에서 모든 SUV 중 전복 사고 발생 가능성이 가장 낮은 차로 선정된 이유이다. 모델 X는 NHTSA가 정한 9개 평가 가운데 모든 부문에서 최고인 별 5개를 받았다.
SLK350과 속도 경쟁이 붙은 만큼 옆차 운전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급추월을 시도했다. 150㎞ 이상의 고속에서 모델 X의 핸들링을 시험하면서 SLK350를 따돌리기 위해서 이다.
모델 X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탁월한 핸들링을 나타냈다. 아울러 급회전 구간에서코너링 역시 수준급이다. 다만, 제동 성능이 속도에 밀리는 듯한 느낌이지만, 선제적으로 작동하면 큰 무리는 없다.
파주에 도착해 산악 도로를 달리자 1.5㎝ 씩 5단계로 이뤄진 테슬라의 에어서스펜션(최대 7,5㎞ 상승)가 작동한다. 오프로드와 방지턱 주행에 큰 무리 없다. 모델 X의 인테리어를 살폈다. 큰 특징은 없고, 3열을 접으면 적재 공간이 2492ℓ로 고시원 이사도 가능하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차량 이모저모를 살폈다.
계기판에는 옆차선을 달리는 차량을 종류에 맞게 실시간으로 비춘다. 사각지대가 사라졌고, 추돌과 충돌 위험이 발생하면 경보를 울린다.
17인치 대형 모니터를 통해서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며, 2분할로 두가지 기능을 동시에 사용 가능하다.
오토파일럿 조작은 간단하다. 운전석 왼쪽 아래 레버를 위로 올리면 되고, 이를 앞으로 밀면 속도가 올라가고 내리면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최대 설정 속도는 150㎞이다. 오토크루즈컨트롤(ACC) 기능은 잘 되지만, 자율 주행을 베타 버전이라 다소 개선이 필요하다.
모델 X 100D는 상온에서 1회 충전으로 468㎞를, 저온에서 372㎞를 각각 달릴 수 있다. 저온에서는 40% 정도 배터리 소모가 빨리 닳는다. 벤츠 SLK350 AMG는 자동 7단변속기와 조합으로 연비가 8.0㎞/ℓ(5등급)이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모델 X 100D의 가격은 1억1910만원이며, SLK350 AMG는 가격은 8590만원이다.
테슬라는 지난 2년간 세계에서 55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했으며, 올해 세계 판매 목표를 50만대로 잡았다. 테슬라 코리아 역시 한국 정부가 구매 보조금 지급 이후 판매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출처 - 정수남 글로벌모터즈 기자 pere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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