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승기] 이상적인 오픈 에어링, 페라리 포르토피노

2,669 2019.06.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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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전 페라리 캘리포니아를 시승하며 정말 다양한 생각이 머리 속에 들었고 이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제법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는 ‘포드 5.5세대 머스탱 V6보다 못한 것 같다’라는 문장을 쓴 적이 있었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페라리 캘리포니아 T에 오르게 됐고, 그 때는 한층 견고하게 조율된 차체와 우수한 만족감을 선사하는 주행 성능, 그리고 페라리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요소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그렇게 2019년, 캘리포니아 T의 뒤를 잇는 ‘페라리 포르토피노’를 마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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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항구 도시의 이름을 빌려온 페라리 포르토피노는 그 이름만큼이나 유려하고 아름다운 프로포션을 자랑한다. 실제 페라리 포르토피노는 4,586mm의 전장과 1,938mm의 넓은 전폭, 그리고 1,318mm의 낮은 전고를 통해 스포츠카 고유의 날렵함, 그리고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실루엣을 자랑한다. 참고로 공차 중량은 1,705kg으로 평이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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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GT의 가치를 드러낸 포르토피노

기존의 캘리포니아가 어딘가 ‘생선의 앞머리’ 같은 모습을 선보였고, 시간이 조금 더 흐른 후에는 재규어 F-타입과 유사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항구 도시의 미려함을 차용한 포르토피노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실제 차량을 보고 있자면 고급스럽고 세련된 감성이 효과적으로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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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 본다면 페라리 고유의 우아함과 역동성이 돋보이는 투 박스 패스트백을 구성된 페라리 포르토피노는 날렵한 전면 디자인과 디테일을 통해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드러내 약간의 과장을 더한다면 고성능 레이스카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날렵하게 그려진 프론트 그릴과 날렵한 헤드라이트는 기존의 페라리 GT 라인업에 비해 더욱 우수한 공기역학을 선보이며 곡선으로 그려진 보닛은 차량의 날렵한 이미지는 물론이고 보닛 중앙을 두툼하게 그려내 고성능 모델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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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으로 온다면 이러한 실루엣은 더욱 세련된 이미지를 선보인다. 낮은 보닛에서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실루엣을 선보이고 있으며 프론트 펜더 뒤쪽으로 이어지는 공기역학적인 사이드 패널을 통해 주행 시 차량의 방열 및 냉각에 신경을 쓴 모습이다.

이어지는 후면의 경우에는 페라리 고유의 감성이 드러나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하고 날렵하게 디자인된 차체의 실루엣과 볼륨감이 강조된 바디킷이 더해져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드러낸다. 특히 바디킷 하단 양끝에 자리한 듀얼 타입의 트윈 머플러 팁 또한 이러한 후면 디자인의 감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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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빛으로 채워진 포르토피노의 공간

이탈리아의 항구 도시의 이름을 빌려서 그랬을까? 시승을 위해 AP오토모티브가 준비한 페라리 포르토피노의 실내 공간은 마치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푸른색의 시트와 도어 트림 등이 곳곳에 적용되어 운전자 및 탑승자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운전자를 중심으로 각도를 기울인 대시보드 및 센터페시아의 그래픽을 선보이고 원형의 에어밴트를 대시보드 양끝과 중앙 부분에 배치해 고성능 모델, 그리고 페라리 고유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계기판과 레이스카의 이미지를 연출하는 스티어링 휠, 그리고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은 무척 고급스럽게 다듬어져 그 만족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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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한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또 내비게이션 등의 기능이 빠져 있는 상태였지만 라디오와 미디어 재생, 블루투스 오디오 시스템 및 차량에 관련한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어 그 만족감이 상당히 좋았다. 여기에 보조석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탑승자 또한 차량의 정보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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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포르토피노는 과거부터 우수한 슈퍼카를 선보이는 건 물론이고 각종 모터스포츠 부분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포르토피노는 말 그대로 만족스러운 공간과 착좌감 및 우수한 드라이빙 포지션을 구현하는 매력적인 스포츠 시트를 탑재하고 있다. 덕분에 체형을 가리지 않고 누구라도 만족할 수 있고 스티치, 쿠션감 그리고 페달 킷의 구성까지 모든 것이 드라이빙의 만족감과 편안함을 공존시키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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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2열 공간은 협소하다. 페라리 포르토피노를 2+2 시트 구성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다. 실제 조금이라도 체격이 있는 운전자가 1열 시트에 몸을 맡긴다면 2열에는 그 누구도 쉽게 앉을 수 없는, 말 그대로 ‘작은 수납 공간’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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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페라리 포르토피노는 하드톱을 얹고 있고, 차체 또한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적재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 크지 않은 크기의 여행 캐리어 두 개 정도는 수납할 수 있어 그 나름대로의 만족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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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V8 3.9L 터보 엔진의 존재

길고 낮게 그려진 페라리 포르토피노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600마력과 77.5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V8 3.9L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이 엔진은 수 년 동안 세계 최고의 엔진 중 하나로 평가 받아온 걸작이다.

페라리의 섬세한 튜닝을 통해 최적의 엔진 효율 및 완벽한 사운드를 구현했으며 일체 주조 방식을 채택해 완벽한 출력 구현과 효율성 개선을 이뤄냈다. 여기에 7단 F1 변속기 및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통해 이상적인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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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함, 그리고 오픈 에어링의 매력을 뽐내는 포르토피노

페라리 포르토피노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낮은 시트와 레이스카의 감성을 드러내는 스티어링 휠을 두 손에 쥐고 있자면 GT, 혹은 오픈에어링의 매력 등의 여부를 떠나 ‘고성능 모델’인 페라리의 감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스티어링 휠이나 센터페시아 등의 버튼이 다소 빈약해 보이지만 카본파이버 패널과 고급스러운 가죽은 감성적인 만족감을 대거 끌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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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강렬한 성능을 암시하는 듯한 사운드가 실내 공간을 가득 채운다. 다만 이 사운드를 제대로 즐기고자 한다면 당연하겠지만 하드톱을 벗긴 후에 시동을 걸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차량의 성격이 확실히 GT 성향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600마력과 77.5kg.m의 토크는 여느 고성능 스포츠카, 그리고 슈퍼카는 물론이고 전문적인 레이스카와 비교를 하더라도 부족함이 없지만 그 출력의 전개 및 감성은 무척이나 나긋하고 부드러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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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작은 실수로 차량의 출력이 쏟아지며 운전자가 컨트롤을 잃는 불상사가 나지 않도록 출력 전개를 무척이나 조심스럽게 연출해 운전이 익숙하지 않은 이라도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해 그 만족감을 높인다.

차량이 움직이는 후 다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짓이기면 폭발적인 출력이 맹렬하게 전개된다. 특히 오픈 에어링의 매력과 함께 풍부한 토크가 펼쳐질 때의 질감은 여느 슈퍼카들의 주행이 남부럽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패들 시프트를 당기는 순간 등뒤에서 울려 퍼지는 사운드 또한 짜릿함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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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기어 비를 마련한 F1 변속기는 완벽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출력의 전개를 부드럽게 하는 편이지만 주행 페이스를 올리면 올릴수록 날카로운 반응, 그리고 변속 시의 풍부한 토크가 주저 없이 체결되는 감성 또한 비평의 여지가 없을 정도다. 참고로 패들 시프트를 당기는 그 느낌도 페라리 고유의 감성이 담겨 그 매력을 한껏 높인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군더더기가 없다. 600마력에 이르는 출력을 손쉽게 제어하는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은 탁월한 출력 제어 및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의 하중 이동을 구현할 수 있어 그 어떤 코너나 주행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두려움을 지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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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등장했던 페라리 캘리포니아 T부터 이미 주행 성능 부분에서 높은 만족감을 선사했던 만큼 포르토피노의 움직임 또한 군더더기 없다. 낮은 무게 중심은 물론이고 페라리의 수 많은 주행 기술이 더해지며 운전자의 조향 의지 및 추구하는 주행 성격을 모두 완벽하게 구현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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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페라리 488 GTB와 같은 스포츠 모델처럼 운전자가 의도하는 것 이상의 움직임을 연출하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약간의 적응 시간이 지난다면 페라리 포르포피노의 조금은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냉정히 하나씩, 그리고 주행이 끝난 후 그 움직임을 다시 되짚어 본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점: 오픈 에어링의 매력, 그리고 더욱 완벽해진 주행 성능

아쉬운점: 치명적인 매력은 다소 부족한 주행의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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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드라이빙, 그리고 여유로운 오픈 에어링

페라리 포르토피노와의 시간이 끝난 후 다시 한 번 돌이켜 보았다. 페라리 포르토피노는 과거 실망스러웠던 캘리포니아를 완전히 극복하고, 더욱 발전된 모습을 선보였으며 오픈에어링의 매력과 강렬한 페라리의 드라이빙을 효과적으로 뽐냈다.

이러한 차량을 외면하기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취재협조: AP오토모티브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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